"이 고장을 떠나기로 했어요."
쥐는 제이에게 말했다.
저녁 여섯 시, 제이스 바가 막 문을 연 시간이었다. 카운터는 왁스칠이 되어있고, 가게 안의 재떨이에는 꽁초 하나 없었다. 깨끗하게 닦인 술병은 라벨이 바깥쪽을 향하도록 놓여있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사각으로 접힌 새 종이 냅킨과 타바스코 소스와 소금 병은 조그만 쟁반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제이는 세 종류의 드레싱을 각각 조그만 그릇 속에 휘젓고 있었다. 마늘 냄새가 미세한 안개처럼 주위를 떠다녔다. 그렇게 조금은 한가한 때였다.
쥐는 제이에게 빌린 손톱깎이로 손톱을 깎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물론 언젠가는 돌아오겠죠. 언젠가는. 나쁜 짓 하고 도망치는 것도 아니니까."
쥐는 접시에 담긴 주름투성이 땅콩 껍질을 소리 내어 쪼갠뒤 재떨이에 버렸다. 잘 닦인 카운터 위에 맥주의 차가운 이슬이 생기자 그는 종이 냅킨으로 닦았다.
"언제 떠날 생각인데?"
"내일. 모래. 잘 모르겠어요. 아마 2,3일 안에 떠날 거에요. 준비는 벌써 끝났거든요."
"꽤 성급한데 그래."
"네.... 여러 가지로 폐만 끼쳤어요."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